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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교실, 어린이 미술시간
오밀조밀 모여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무엇이든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날이었습니다. 오늘은 유난히 너무도 시끌시끌하여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였지만, 사실 아이들이 지나치게 떠드는 것은 아니랍니다. 단지 성장 단계에 있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목소리 톤이 아주 높은 하이톤이다 보니 우리 어른들의 시선에서는 시끄럽게 느껴지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오늘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러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정면으로 눈을 마주치고 집중해서 어린이의 마음을 읽어 주다 보면 그 마음을 알게 됩니다. 오늘은 어린이 미술시간에 아이들이 즐겁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코로나19로 아이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고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에 될 수 있는 대로 머리를 많이 쓰지 않는 것들, 피곤하지 않는 재밌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준비하려고 늘 연구하고 고민하는 것도 저의 일상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돌봄 교실, 어린이 미술시간엔 어렵고 힘든 미술활동보다는 재밌고 쉬운 것 위주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신경을 써서 수업준비를 해가지만 종종 피곤에 지쳐있는 아이들, 또는 기운이 없어 보이는 아이도 눈에 띄는데 아니다 다를까 그런 아이들은 저에게 이렇게 말을 해옵니다. "쉬고 싶어요. 하기 싫어요"라고 말을 하는데 이럴 때는 억지로 강요하지 않고 아이의 의견을 들어주며 잠시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쉬는 시간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쉬는 시간을 주다 보면 어느덧 스스로 미술 시간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요즘 같은 시기엔 무슨 시간이든 어떤 일들을 하든 성인이든 아이들이든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렇게 수업을 할 때마다 느끼는 아타까움은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해야 하는 저도 너무 힘들고 답답합니다. 하물며 마스크 속에서 들려오는 우리들의 말을 들어야 하는 아이들은 더더욱 힘들고 답답하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저는 모든 수업을 당분간 쉽게 즐겁게 하는 것으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알록달록한 예쁜 한지를 이용한 작업을 해보았습니다. 부드러운 한지의 촉감을 통해 편안한 감정을 느낄 수 있고 예쁜 색들을 선택하는 과정 자체로도 힐링의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원형 안에 자유롭게 꾸미고 만들기-한지만다라
원형이 그려진 도암을 나누어 준 후 한지를 찢거나 길게 오려서 무엇이든 만들어보는 과정을 간단히 설명해 준 후 아이들의 미술 만다라 창작 작업은 시작됩니다. 작업하는 과정에 대해 충분히 이해가 되면 아이들은 이내 집중해서 자기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자유로운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제일 위의 한지 만다라는 솜사탕 나라라는 제목을 붙여 주었는데, 솜사탕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솜사탕이라고 이름을 붙여 주었다고 합니다. 바로 위의 사진은 제목이 장미꽃과 구름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습니다. 이렇게 이름을 지어주는 어린이들도 있지만 이런저런 생각 없이 편안히 주어진 그 시간을 즐기고 싶은 마음뿐인 어린이들도 있습니다. 이 날은 6명의 어린이 중 3명만이 자신이 작업한 한지 만다라 작업 후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위의 한지 만다라에 나타난 솜사탕이라든지 아래 한지 만다라에 나타난 꽃, 구름에는 어린이들의 마음이 담겨 있으며 투사되어 나타난 상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꽃은 애정에 대한 바람이며 구름 등은 약간의 우울이나 어린이인 경우에는 피곤함 일수도 있습니다. 솜사탕 나라에서 솜사탕이라는 의인화된 표현도 사랑받고 쉽은 애정에 대한 무의식이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연령대의 대부분의 어린이들의 특성이기도 한데 이 나이대에는 사랑받고 싶어 하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아주 강합니다. 그러므로 어린이들을 만나는 날이면 최대한 많은 눈 맞춤을 해주려 노력하지만 아마도 아이들에게는 턱 없이 부족하게 느껴질 것 같다는 생각을 늘 마음이 씁쓸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많이 웃어주려고 노력하는데 안탑갑게도 웃는 모습이 마스크 뒤에 가려져 있으므로 늘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인 것은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미술시간을 기다린 다는 것이 저에게 큰 보람과 행복한 시간이 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