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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예술이라 불리는 칠보공예 작업을 통해 투사된 자아를 발견한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공예 작업을 하거나 만다라로 마음을 표현하는 일들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살다 보니 그 영역의 확장 및 차별화된 나만의 미술적인 영역을 확장하려는 마음이 있었는데 그 새로움에 대한 예술적 도전 영역을 찾던 중 칠보공예라는 장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 인생에 한 획을 긋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칠보와의 인연을 맺은 후 소소하게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 왔으나 여러 가지 환경적인 여건상 현재는 손을 놓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그야말로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평생을 이어온 예술의 길이었지만 최근 10여 년 동안 손을 놓고 이 일 저 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으나 저의 열망과 꿈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그 열망들을 현재는 시간 되는 대로 틈틈이 만다라라는 원형의 친구를 벗 삼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친구를 만나는 일에는 돈이 들지 않으니까 부담 없이 수월하게 만남을 이어가고 있지요. 종이 한 장과 색연필, 사인펜이면 삶의 애환을 녹여낼 수 있으니까요. 미술의 영역을 확장하여 나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하면 만난 칠보공예, 그리고 만다라는 이후 미술심리상담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연결고리가 형성되었습니다. 앞으로 자주 칠보공예 관련 작품 이야기나 이 작업으로 완성된 내면의 자아를 찾아가는 길, 그리고 이루지 못한 무엇에 대한 열망들과 바람들이 투사된 칠보 그림 등에 대하여 다루게 될 것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고온의 가마 안에서 그 불속에 녹아내려 화려하고 신비롭게 완성되는 칠보공예 만다라 작업 과정을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칠보공예 만다라 작업을 위한 준비
이작업을 위해서는 동판이라는 금속이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저는 개인적으로 정 사각형의 동판을 선호합니다. 정사각현은 결국 그 사각형 안에서 원형을 이루는 형상이 내재되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동판의 종류는 다양한데 원형, 타원형, 사각형 직사각형 등 다양한 크기와 종류들이 있습니다. 그중 저는 15x15 size의 정사각형 동판을 주로 사용하며 9x12 size의 동판도 즐겨 사용합니다. 이런 동판들을 초기에는 한 두장에 사용했으나 지난 10여 년 동안에는 한 작품당 9~12장을 이용하여 작업을 진행하였는데 국전 및 크고 작은 공모전 등에 출품하여 30여 차례 수상한 바 있습니다. 작업을 위하여 이렇게 기본적으로 동판이 필요하고, 가마라는 도구가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그 외에 부수적인 도구들이 필요한데 집게, 핀셋, 스테인리스 망, 물통, 투명 유약, 불투명 유약 등이 있습니다. 위에 제시된 칠보 만다라 '숨'이라는 작품은 15x15 size의 동판 한 장으로 작업한 것으로 불투명 유약과 불투명, 투명 알갱이 유약을 활용하여 구성하여 완성되고 고온의 가만 안에서 5분~8분 정도 소상후 꺼내서 마무리하는 과정을 거치면 최종적으로 직업은 끝이 납니다. 이 작업은 무의식의 마음을 표현했던 것입니다. 좌측 아래로는 지구의 형상을 한 이미지에서 한가닥 싹이 피어나고 있으며 주변은 혼돈의 카오스 상태인 우주의 미지의 영역을 표현하였고 그 위로 평화으 상징인 비둘기가 우주, 그리고 지구를 품어 안으려는 이미지를 형상화하였던 작품입니다.
이 작업에 투시되어 나타난 무의식은 만다라가 되어 돌아 오고
10여 년 전 이러한 칠보공예 작업을 통해서 잡념을 잊으며 작품 활동에만 전념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 당시 작품들에는 환경적인 요인들이 많아 내포되어 있음을 보게 됩니다. 특히 위의 만다라 작품은 세상의 굴레에서 벗어나 영적으로 자유로는 시기를 보내던 때였고 세상의 그 무엇도 나의 삶에 영향을 주지 않았던 무념무상의 삶을 살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므로 삶의 영역에는 자유와 평화, 세상을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 등 영적인 에너지가 강했으므로 만다라 작업 안에도 그러한 에너지들이 보이는 듯합니다. 이렇듯이 우리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그리는 과정을 통해서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의 이야기들이 투사되어 나타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색상을 선택하는가에 따라서도 투사된 무의식은 수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도 마음으로 느끼는 수많은 언어들이 색으로 표출되어 나옴으로써 우리는 힐링의 시간을 갖게 됩니다. 그것이 기쁜 일이면 기쁜 형상으로 표현되고, 슬픔 일이면 그에 해당하는 무언의 언어의 색으로 표현되는 등 색과 형태와 구도와 형상이 주는 무의식적 무언의 메시지를 통해 인생의 숙제를 풀어갈 수 있는 실마리를 찾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삶의 굴레는 돌고 돌아 다시 만다라가 됩니다.